반도체 하락장 시작일까? 1994년 이후 일곱 번의 -20% 하락과 비교해 봤습니다
한눈에 보기
실적이 무너져서 길게 간 하락은 아직 아니고, 지금은 밖에서 온 걱정에 주가가 먼저 빠지는 쪽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.
-20%선은 7월에 이미 한 번 뚫었고, 지금은 크게 반등한 뒤 두 번째로 내려오는 중입니다. 7월 저점보다는 아직 8%쯤 위에 있습니다.
주문이 줄고 값이 무너지는 모습은 아직 숫자에 보이지 않습니다.
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(SOX)가 6월 고점보다 23% 낮은 자리까지 내려오면서, 하락장이 시작됐다는 말과 이제 바닥이라는 말이 엇갈립니다.
그래서 SOX가 1994년 이후 고점에서 20% 넘게 빠졌던 때를 전부 찾아 지금과 비교했습니다.
① 지금 어디쯤 있나
- 6월 22일 고점: 14,635
- 7월 29일 저점: 10,447 (고점 대비 -28.6%)
- 10월 6일 반등 고점: 13,218 (저점에서 +26.5%)
- 10월 20일: 11,284 (고점 대비 -22.9%)
-20%선은 7월에 이미 한 번 뚫었고, 지금은 크게 반등한 뒤 두 번째로 내려오는 중입니다. 7월 저점보다는 아직 8%쯤 위에 있습니다.
② 과거 일곱 번은 어떻게 끝났나
고점에서 바닥까지 빠진 폭과, 고점을 다시 되찾은 때입니다.
짧게 끝난 세 번
- 2018년: -26%, 2019년 4월 회복
- 2020년: -35%, 2020년 6월 회복
- 2024년: -40%, 2025년 9월 회복
길게 간 네 번
- 1995년: -52%, 1997년 5월 회복
- 1997년: -53%, 1999년 1월 회복
- 2000년: -87%, 2017년 11월 회복
- 2022년: -46.5%, 2023년 12월 회복
길게 간 때는 반도체 회사들 실적이 실제로 무너졌던 때였습니다. 2022년을 예로 들면, 마이크론의 2022년 9~11월 분기 매출은 4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47% 줄었습니다. 회사 스스로 "D램과 낸드 모두 13년 만에 가장 심한 공급 과잉"이라고 했을 정도입니다. 1990년대의 두 번과 2000년도 메모리 값 폭락이나 닷컴 붕괴로 업황 자체가 꺾였던 때로 알려져 있습니다.
짧게 끝난 세 번은 금리 인상과 무역분쟁, 코로나, 관세처럼 밖에서 온 충격에 주가가 먼저 반응한 때였습니다. 실적이 무너지기 전에 충격이 지나간 셈입니다.
③ 지금 실적은 어떤가
지난주 나온 숫자만 보면 2022년과는 정반대입니다.
TSMC (10월 15일)
3분기 매출 467억 달러로 1년 전보다 41% 늘었습니다. 4분기는 523억~543억 달러로 더 높게 잡았고, 올해 성장률 전망도 약 44%로 올렸습니다. 웨이저자 회장은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많다고 했습니다.
ASML (10월 14일)
3분기 매출 117억 유로로 사상 최대입니다. 4분기는 142억~152억 유로를 내다봤고, CEO는 "지금 계획한 공급으로는 2027년과 2028년 수요를 다 맞추지 못한다"고 했습니다.
메모리 값
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이 10~15%, 낸드는 15~20% 오를 것으로 봤습니다(9월 30일 발표).
주문이 줄고 값이 무너지는 모습은 아직 숫자에 보이지 않습니다.
④ 그런데 왜 빠지나
첫째는 금리입니다. 미국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.7% 올랐고, 연준은 9월 16일 기준금리를 3.75~4.00%로 올렸습니다. 작년 12월에 내렸던 금리를 다시 올린 것입니다. 로이터는 지난주 반도체주 급락의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 기대와 AI 인프라에 드는 비용을 둘러싼 걱정을 함께 꼽았습니다.
그런데 그림을 보면 금리만으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. 10월 6일부터 20일까지 SOX가 14.6% 빠지는 동안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5.31%에서 5.12%로 내렸습니다.
시장이 정말 걱정하는 건 "AI에 쓰는 돈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"일 가능성이 큽니다(추측입니다). 지금 반도체 회사들 실적은 그 돈이 이미 들어온 결과라서, 실적이 좋다는 소식으로는 이 걱정이 잘 가라앉지 않습니다. 실제로 TSMC가 실적을 발표한 날 SOX는 0.9%, 다음 날은 3.8% 더 빠졌습니다.
⑤ 그래서 어느 쪽에 가까울까
실적이 무너져서 길게 간 하락은 아직 아니고, 지금은 밖에서 온 걱정에 주가가 먼저 빠지는 쪽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.
다만 이 결론은 해석이지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. AI 투자가 실제로 줄기 시작하면 실적도 따라서 꺾일 수 있고, 그러면 2022년처럼 길게 갈 수 있습니다.
앞으로 볼 세 가지
- 빅테크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줄이는지
- 10월 27~28일 연준 회의에서 금리를 또 올리는지
- SOX가 7월 저점 10,447을 지키는지
참고자료
- 야후 파이낸스 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(^SOX) 종가
- 미국 재무부 — 국채 수익률(10년물), 2026년
- 세인트루이스 연은 FRED — 연방기금금리 목표 상단
- 세인트루이스 연은 FRED — 소비자물가지수
- 미국 연준 — FOMC 회의 일정
- 로이터(US News 게재) — US chip stocks set to wipe out $2 trillion after latest selloff, 2026-10-15
- TSMC 2026년 3분기 실적 발표 통화 녹취(The Motley Fool), 2026-10-15
- ASML 2026년 3분기 실적 발표(야후 파이낸스 게재), 2026-10-14
- 마이크론 2023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, 2022-12-21
- 트렌드포스 — 4분기 D램·낸드 계약 가격 전망, 2026-09-30
본 보고서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, 특정 종목의 매수·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.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.